- 저자 : 버지니아 울프^이미애
- 출 판 사 : 민음사
- 출판년도 : 2025년
- 청구기호 : 843.5 울897ㅂ
20세기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이자 ‘의식의 흐름 기법’을 연 버지니아 울프
존재의 순간을 포착하는 새로운 서사 양식을 실험한 스물세 편의 단편들
“그리고 이제는 결코 애도할 수 없으리, 결코 애도할 수 없으리.
서서히 얼룩진 세상의 오염으로부터.”
■ 여성의 자유 꿈꾸며 서사적 실험을 이어간 모더니스트
버지니아 울프의 언어 실험의 결실들
20세기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 존재의 순간을 포착하는 새로운 서사 양식을 실험하며 ‘의식의 흐름 기법’을 펼친 버지니아 울프. 1917년부터 1941년 사이에 울프가 쓴 단편들을 엄선한 『버지니아 울프 단편선』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장편 소설 『댈러웨이 부인』의 단초가 되는 ‘댈러웨이 부인의 파티’ 시리즈 「본드가의 댈러웨이 부인」, 「새 드레스」, 「함께 그리고 외따로」, 「동류 인간을 사랑한 남자」 등을 비롯한 스물세 편의 엄선한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울프는 「벽 위의 자국」에서는 처음으로 자유 연상에 따른 ‘의식의 흐름’을 시도했으며, 「큐 식물원」에서는 인상주의적 화폭을 글에 담아 낸다. 「단단한 물체」에서는 인간이 외적 사물에 심리적으로 지배되는 과정을 묘사했으며, 「쓰지 않은 소설」에서는 상상력의 자유로운 유희를 즐긴다. 「밖에서 본 여자 대학교」에서는 여성의 자립과 계층의 문제를, 「어떤 모임」에서는 남성의 지적 허영을 풍자한다. 「유산」은 울프의 마지막 단편 소설로 자전적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이다. 20세기 뛰어난 비평가이자 혁신적인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당대의 가장 발랄한 상상력과 섬세한 문체’를 지녔다고 평가받았으며, ‘여성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서사적 실험을 이어간 모더니스트이다. 울프는 클라이브 벨, 리턴 스트레이치,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이끌었으며,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와 더불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어간 실험적인 작가이다.
울프에게 삶의 리얼리티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고, 일상적인 사건에서 순간적으로 의식에 각인되어 진실이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경험을 뜻한다. 울프가 종종 사용한 ‘존재의 순간’이라는 표현은 제임스 조이스의 에피파니(epiphany, 어떤 사물의 의미나 본질을 직관적으로 통찰하는 순간)와 마찬가지로 리얼리티를 포착하여 숨겨진 의미를 직감하는 강렬한 순간을 뜻한다. 울프는 작품에서 그러한 순간을 포착하려 했으며, 이런 의미에서 울프의 단편들은 제각기 존재의 순간을 그려 냈다고 말할 수 있다. 울프가 “당대의 가장 발랄한 상상력과 섬세한 문체”를 지닌 작가라는 평판을 얻었던 것은 초기에 발표된 단편 소설을 통해서였다. 울프는 1917년부터 1925년 사이에 장편 소설 세 편과 에세이집 한 권, 많은 평론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스물다섯 편의 단편 소설과 스케치를 썼다. 대단히 생산적인 이 시기에 울프의 단편 소설들은 서술 기법을 실험한 시험대였고, 그 기법들은 장편 소설에서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었다.